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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보양식, 체질을 알고 먹어야 효과백배

 여름은 건강 유지가 힘든 계절이다.

입맛을 잃어 먹는 것이 시원찮은데다가 더위에 지치고 땀을 많이 흘려 원기가 떨어져서다.

 한방에선 이를 서병(暑病) 또는 주하병(注夏病)이라 한다. ‘더위를 먹어서’ 생긴 병이라는 뜻이다.
 여름철엔 삼계탕 등 이른바 보양 음식을 먹기 위해 길게 줄을 서는 광경이 흔히 목격된다.

 ‘건강 음식=보양 음식’이라고 여기는 사람들이 많지만 한방에선 이를 보기ㆍ보혈ㆍ보음ㆍ보양 음식으로 세분한다.

 

 


 

 

 

 

 한의학에서의 기혈음양(氣血陰陽)

 

한의학에선 모든 생명현상을 기혈음양(氣血陰陽) 등 네가지 기본인자로 설명한다.
이 네 인자 가운데 하나(둘 이상도 가능)가 넘치거나 적으면 건강에 적신호가 켜진다고 본다. 지나친 것은 깎아주고 부족한 것은 보충해 기혈음양의 조화(균형)를 맞춰주는 것이 한의학의 기본 치료 원리다.


 

일반적으로 남성은 혈액 부족증은 적지만 기력 부족증은 많다.  여성은 그 반대다. 여성은 생리ㆍ분만 시의 출혈 등으로 인해 남성보다 빈혈이 많다.  여성은 혈을 올리는 보혈(補血) 식품, 남성은 기(에너지)를 충만하게 하는 보기(補氣) 식품에 더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그러나 혈이 허한 남성, 기가 허한 여성도 있으므로 사전에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다는 것이 한의사들의 충고다.


 

자신의 기혈음양이 어떤 상태인지 모른 채 무작정 값비싼 녹용ㆍ인삼ㆍ오갈피ㆍ해구신만 찾는 것은 난센스라는 것이다. 음이나 양이 실(實)한 사람이라면 기혈음양을 모두 보(補)하는 십전대보탕을 복용하는 것이 현명한 일이 아니다.
따라서 한방에서는 건강식품도 신체의 무엇을 보(補)하냐에 따라 보기ㆍ보혈ㆍ보음ㆍ보양식품 등 넷으로 나뉜다.


 

 

 

 

 보기(補氣) 식품으로 기운을 채우자

 

보기(補氣) 식품에서 기(氣)는 에너지를 뜻한다.

기가 허(虛, 부족)하면 기운이 없고 몸이 나른해진다. 이유 없이 땀이 나고 조금만 움직여도 숨이 차며 감기에 잘 걸린다. 권태감ㆍ무력감ㆍ피로감이 심하고 말하고 움직이는 것을 싫어하는 ‘귀차니스트’ 라면 기가 허한 사람이기 십상이다.


이런 사람에게 추천되는 보기 식품의 대표는 인삼(홍삼ㆍ장뇌삼ㆍ산삼 포함)이다. 인삼의 사포닌은 에너지를 증가시켜 피로ㆍ무력감을 개선하고 원기를 회복시킨다.
 

기(氣)는 양(陽)과 통한다. 보기 식품인 인삼은 닭고기ㆍ해삼 등 보양 식품과 잘 어울린다. 인삼과 닭고기(삼계탕), 인삼과 해삼(양삼탕ㆍ불로소양삼)을 ‘찰떡궁합’으로 보는 것은 이래서다.


과거에 구황(救荒)작물이던 고구마ㆍ감자도 기를 올리는 보기 식품이다. 먹으면 힘이 난다. 환자의 강정 식으로 쓰였던 마, 한방 약재로 널리 사용되는 생강, 체력을 돋우기 위해 만리장성ㆍ피라미드를 건설하던 노동자에게 제공됐던 파도 훌륭한 보기 식품이다.


 

보기에 효과적인 과일은 포도ㆍ잣이다. 포도는 몇 알만 먹어도 피로가 풀리고 금세 힘이 솟는다. 포도에 든 포도당이 빠르게 소화ㆍ흡수되기 때문이다. 잣죽은 병치래 뒤 쇠약해진 사람에게 흔히 권장되는 음식이다.
보기 생선은 장어ㆍ미꾸라지다. 고단백 식품인 장어를 한방에선 정력 부족으로 허리ㆍ다리가 허약한 사람에게 권한다. 미꾸라지와 추어탕은 허약한 몸과 정력을 북돋아주는 스태미나 식으로 알려져 있다.


 

 

 

 

 보혈(補血) 식품으로 부족한 혈액을 보충하자

 

보혈(補血) 식품의 혈은 혈액이다.  한방에서 혈이 허하다는 것은 혈액의 부족, 즉 빈혈을 가리킨다.

 

혈액이 부족하면 안면에 핏기가 없어 보인다. 입술ㆍ손톱ㆍ발톱의 색깔도 창백해진다. 머리는 무겁고 어지러우며 손발이 저리고 가슴이 두근거린다. 앉았다 일어나면 눈앞이 아찔하고 잠이 잘 오지 않는다. 여성은 생리 주기가 고르지 않고 양이 지나치게 많거나 적어지며 심하면 생리가 사라지기도 한다.
 

비타민 B12가 풍부해 빈혈 예방에 이로운 연근, 빈혈ㆍ어혈(瘀血, 정체된 피)ㆍ혈액순환 장애 증상을 풀어주는 당귀, 철분ㆍ엽산이 풍부(빈혈 예방)하고 조혈성분인 코발트가 들어 있는 시금치가 대표적인 보혈 식품이다.


 

쇠고기도 보혈 효과가 있는 식품이다. 우리 선조들은 소는 사람의 체격과 비슷해서 소의 피는 사람의 피를, 소의 머리는 사람의 머리를 보(補)한다고 여겼다. 허리가 아프면 소의 허리뼈를 고아 먹고, 다리 통증이 있으면 소의 다리를 삶아 먹었는데 과학적인 근거는 없다. 요즘 영양학자들은 쇠고기에 든 철분이 보혈 작용을 하는 것으로 해석한다.


 

 

 

 

 진액, 정·혈액을 보하는 보음(補陰)음식

 

한방에서 혈(血)보다 범위가 넓은 것이 음(陰)이다. 혈은 혈액만을 뜻하지만 음은 혈액은 물론 진액(津液, 체액)ㆍ정(精, 일종의 호르몬)까지 포함한다. 진액ㆍ정ㆍ혈액을 합쳐 음액(陰液)이라 부른다.


 

음액이 부족하면(음이 허하면) 허리ㆍ무릎이 시큰거리고 아픈 증상이 나타난다. 목과 입이 자주 마른다. 손ㆍ발바닥과 가슴속이 달아오르며 조열(燥熱, 몸이 마른 상태에서 나는 열)이 난다. 체중이 줄고 간혹 귀가 울리는 증상도 생긴다.

잘 놀라고 잠을 잘 이루지 못하며 수면 도중 땀이 흘러 이불을 흠뻑 적시기도 한다. 남성에겐 정력 감퇴ㆍ유정증(遺精症, 정액이 새나오는 증상)이 나타난다.

 

음은 우리 몸의 수분대사와 관련이 있다. 음이 허한 사람에게 물을 많이 마시라고 강조하는 것은 이래서다. 


 

수분 함량이 높은 수박ㆍ오이ㆍ호박은 보음(補陰) 식품이다.  식물성 에스트로겐을 함유해 여성의 갱년기 증상(얼굴 화끈거림ㆍ불면ㆍ땀)을 완화시키는 콩도 보음에 유익하다. 돼지고기와 표고버섯ㆍ밤ㆍ옥수수ㆍ상추ㆍ당근ㆍ토란ㆍ우엉ㆍ무ㆍ해삼 등도 보음 식품이다.


 

 

 

 

 떨어진 신체기능을 향상시키는 보양(補陽)음식

 

한방에서 양(陽)은 기(氣)에 기능적인 면을 더한 개념이다. 기가 허한 것이 단순히 삶의 에너지가 부족한 상태라면 양이 허한 것은 에너지가 적어서 신체의 기능까지 떨어진 상태(정력 부족ㆍ발기 부전ㆍ설사 등)를 뜻한다.


 

양이 허한 사람은 허리ㆍ무릎이 자주 시리다는 증상을 흔히 호소한다. 다리가 약해서 오래 걷기를 힘들어한다. 소변이 잦고 양이 적으며 몸ㆍ팔ㆍ다리가 차다. 남자는 성기능이 약해진다.


 

이런 사람에게 권할만한 보양(補陽) 식품은 닭고기ㆍ오리고기ㆍ염소고기ㆍ번데기 등이다. 삼계탕ㆍ흑염소 탕이 보양 음식으로 통하는 것은 이래서다. 우리 선조들은 전신이 나른하고 식은땀이 많이 날 때 해삼과 함께 닭을 푹 고아 먹었다.


 

보양을 돕는 해산물은 전복ㆍ해삼ㆍ새우ㆍ조기 등이다. 과거 궁중 연회 때 가장 흔히 사용됐던 요리 재료였던 전복은 허약 체질ㆍ산후 조리ㆍ출산 뒤 젖이 나오지 않는 산모에게 이롭다. 식물성 보양 식품으론 마늘ㆍ미나리ㆍ부추ㆍ쑥ㆍ호두ㆍ오갈피 등이 있다. 녹용ㆍ녹각ㆍ음양곽ㆍ산수유ㆍ복분자ㆍ토사자ㆍ동충하초 등도 보양 식품에 속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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